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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외국인 재상도 등용했던 고려의 개방·포용·통합 정신

후삼국 통일하고 개국한 고려… 분열된 지역·민심 통합하고
타협과 공존의 포용 정책 펼쳐, 청자·금속활자 등 문화 꽃피워
내년은 고려 건국 1100주년… 미래 한국의 자산으로 삼아야

박종기 고려건국 1100주년기념준비위원장·前 국민대 부총장

내년은 고려(918~1392년) 건국 1100주년 되는 해다. 고려에 앞서 삼국을 통일한 최초 통일왕조 신라는 진골 귀족 중심의 폐쇄적인 정치로 옛 고구려와 백제의 풍부한 인적, 문화적 자원을 배제했다. 이로 인해 통일 후 100년이 지나지 않아 분열과 갈등에 빠졌다. 통일신라 말기 약 50년간의 후삼국 통합 전쟁은 실패한 역사의 참혹한 대가였다.

후삼국 통합전쟁을 마무리한 후 한반도엔 천 년의 통일국가가 유지됐다. 그 저력은 고려가 옛 삼국의 다양한 사상과 문화를 포용하며 이룬 개방과 역동, 통합과 포용의 전통이다. 이런 훌륭한 전통을 1100년 전 건국된 고려가 이룩했다는 사실은 실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 전통은 대한민국이 지녀야 할 덕목이자, 더 발전시켜 후손에 물려주고 누리게 해야 할 우리 시대의 과제이기도 하다. 1000년이 지난 시점에서 고려 건국의 의미를 되새기는 참뜻이 바로 여기에 있다.

고려가 이룩한 이런 전통의 힘은 어디에서 나온 것일까? 태조 왕건은 소왕국의 군주 같던 호족 세력의 자율성을 인정하고 그들의 협조를 받아 새 왕조를 건국했다. 분열된 지역과 민심을 통합하려는 노력이 지방세력과 타협과 공존의 포용정책을 통해 전쟁의 후유증을 극복할 수 있었다. 타협과 공존에 기초한 포용과 통합은 진골이 독점한 승자 독식의 통일신라 방식에 대한 반성에서 나온 것이다. 이는 우리 시대가 받아들여야 할 교훈이기도 하다. 고려시대에는 불교, 유교, 도교, 풍수지리 등 다양한 사상이 충돌하지 않고 공존했다. 청자와 금속활자 등 세련미의 중앙문화와 철불, 석불 등 역동성의 지방문화가 함께 어울려 찬란한 문화를 꽃피웠다.

   
고려 태조 왕건 어진. /출처=위키피디아

대외무역 장려 등 적극적 개방 정책은 '코리아'라는 호칭으로 한반도를 서방세계에 처음 알리게 했다. 왕조에 필요한 인재는 국적과 종족을 가리지 않고 관료로 등용했다. 외국인이 재상에 오른 경우는 고려 왕조가 유일하다. 개방의 힘과 효과를 믿었던 것이다. 우리 역사에서 하층민의 신분 상승과 정치 진출이 가장 활발했던 때 역시 고려 왕조였을 정도로 고려의 사회는 역동적이었다.

고려의 원형질이자 DNA인 개방과 역동, 통합과 포용의 다원사회 전통은 현재와 미래 대한민국의 훌륭한 자산이다. 4차 산업혁명이라는 인류사의 전환기에 대한민국이 비교적 성공적으로 진입하고 있음은 개방과 역동의 고려 역사 전통을 현재의 대한민국이 공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후삼국 통합전쟁이 빚어낸 분열과 대립을 극복해 사회 통합을 이룬 고려의 포용과 통합 정책은 지금의 남·북, 동·서, 계층 간 갈등을 치유하고 장차 한반도 통일을 위해서도 유용한 지침이 될 것이다.

정부는 내년에 고려 건국 1100주년 기념사업을 적극적으로 지원할 필요가 있다. 50년간 분열된 지역과 민심을 수습해 새로운 사회통합의 모델을 만든 고려 건국의 의미를 재조명해 다가올 남북통일을 위한 역사적 성찰의 기회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우리 국민이 역사의 참 의미를 깨치는 역사 교육의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우리 역사학계는 3년 계획으로 '고려사대계' 편찬 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내년에 남과 북에 각각 소장된 고려왕조 문화유산을 공동으로 전시하고 그 의미를 학술적으로 조명하는 남북 공동 학술회의도 준비하고 있다. 고려 건국의 의미를 새기는 전국 순회 대중학술 강연과 고려 문화와 예술을 재조명하는 전문가 중심의 국제 및 국내 학술회의도 열릴 예정이다. 해양강국 고려를 상징하는 강화(개성)-진도제주를 잇는 선상 학술회의 등 뜻깊은 각종 학술행사도 마련돼 있다. 100년 만에 찾아온 고려 건국의 해를 맞아 시대적 과제인 개방과 통합의 의미를 국민과 공유하는 기회가 되기를 바라는 충정이 고려사 연구자만의 바람은 아닐 것이다.

 

원문보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16/201707160172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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