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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이디푸스왕"을 국민대 예술관 소극장에서 만나다.

  • 07.10.01 / 조영문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가장 완벽한 드라마의 예로 든 희곡 <오이디푸스 왕-作 소포클레스>. 이 작품이 쟝-기 르까(Jean- Guy Lecat)선생님의 연출과 함께 연극영화전공 7회 졸업공연으로 국민대학교에서 공연된다.

<오이디푸스 왕>은 그리스비극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 작품으로써, 연극영화를 전공한 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그리고 이 작품의 연출을 맡으신 쟝-기 르까(Jean- Guy Lecat)선생님은 프랑스의 저명한 연출가 쟝 루이바로와 영국의 세계적인 연출가 피터 브룩과 함께 기술감독으로 35년을 작업하면서 전 세계 200여 개가 넘는 공연 공간을 창조해온 극장 전문가이시다.


이번 연극에서 ‘크레온’역을 맡은 주기쁨 학생은 쟝-기 르까(Jean- Guy Lecat)선생님과의
작업에서 “말하고 말로 이야기를 한다기 보다는 눈하고 눈, 마음하고 마음, 교감으로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는데, 대신 디테일 작업을 할 경우에는 저희가 말하고자 하는 궁금증이 깊이 있게 의사전달이 잘 안되서 그런 부분이 좀 힘든 부분이 있었어요.”라며 답변을 했다.


하지만 쟝-기 르까(Jean- Guy Lecat)선생님과의 작업은 그런 힘든 부분보다는 배울 점이 훨씬 많았던 것 같다. 주기쁨 학생은 “쟝-기르까 선생님은 공간이나 무대 쪽으로 유명하신 분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도(무대-관객)이 아니라 중간에 무대를 쓰고 양쪽 사이드에 관객을 앉히는 무대 구성이나 여러 가지 기타 선생님 작업 방식이 특이했어요. 그런 것들에서 많이 배웠고. 준비성이랑 시간약속도 굉장히 철저하시고, 무대 준비, 소품 이런 것도 선생님이 직접 뛰어다니면서 다 해주셨거든요. 그런 것도 인상적이고 배워야 할 점이었죠.”라며 뿌듯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러고 보니 정말 무대가 특이하긴 했다. 한국의 연극에서는 무대가 앞에 있고 뒤에 관객석이 있는 것이 보통인데, <오이디푸스 왕>의 공연에서는 가운데가 무대로 꾸며져 있었다. 자리에 앉아, 이렇게 특이한 구도면 대체 어디서 등장인물들이 나타나고 퇴장하는 것일까 궁금해 하고 있는데 관객석의 조명이 어두워지면서 관객의 옆에서 등장인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낮게 퍼지는 가야금 소리, 조용히 울리는 코러스들의 노래. 재앙으로 인해 오이디푸스 왕을 찾아온 이들. 그리고 이들의 청을 받아들이며 “나는 내가 누군지 알고있다.”고 말하는 오이디푸스.
허나 그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를. 그리고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과거와 앞으로 보게 될 끔찍한 진실을. 또한 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 추악한 진실들을.

오이디푸스가 라이오스 왕의 살해자가 누구인지 알아갈 수록, 그리고 자신이 친부모를 누구의 자식인지 알아갈 수록 그의 운명은 점점 파멸되어가고. 결국 모든걸 알아버린 오이디푸스는 끝내 그는 자신의 눈을 찌른다.
<오이디푸스 왕>의 가장 절정인 장면인 동시에,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하다. 주기쁨 학생 또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이 장면으로 뽑았는데,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부탁에도 “이 공연을 보고 한번쯤 본인의 인생이나 삶을 되돌아봤으면 하는 게 있어요. 왜냐하면 오이디푸스가 눈을 찌른 이유가 자기가 보는 건데도, 자신은 보지 못하는 그런 거거든요.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잖아요. 정작 나는 잘 보지 못하잖아요. 관객들이 그걸 느끼고 갔으면 좋겠어요.”라면서 오이디푸스가 스스로 눈을 찌르는 장면에 대한 상징성을 암시했다.

스스로 눈을 찔러 장님이 된 오이디푸스가 테베에서 추방되고, 마지막으로 코러스장이 나와 대사를 하면서 <오이디푸스 왕>은 막을 내린다.

 

하지만 극의 결말이 비록 이렇게 비극적이었다 하더라도,
가야금과 같은 한국의 전통적인 악기들의 소리가 인상적이고,
관객의 양 옆에서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퇴장하던 무대구조가 특이해서.
학생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진지한 그들의 연기가 감동적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연극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을 사람들의 정성이 느껴져서 극장을 나서는 발걸음은 기분이 무척 좋았다.
게다가 이 작품이 “프랑스 엑스프레스”라는 예술 축제에 초대되었다고 하니, 뿌듯함까지 더해진다.

9월 28일 시작된 이 작품은 10월 2일까지 예술관 소극장에서 공연되니, 아직 “오이디푸스 왕”을 만나지 못한 학생이라면 예술관 소극장에서 “오이디푸스 왕”을 만나보기를 바란다.

제목 "오이디푸스왕"을 국민대 예술관 소극장에서 만나다. 작성자 조영문
작성일 07.10.01 조회수 25168
첨부파일 구분 학부공지

아리스토텔레스가 ‘시학’에서 가장 완벽한 드라마의 예로 든 희곡 <오이디푸스 왕-作 소포클레스>. 이 작품이 쟝-기 르까(Jean- Guy Lecat)선생님의 연출과 함께 연극영화전공 7회 졸업공연으로 국민대학교에서 공연된다.

<오이디푸스 왕>은 그리스비극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손꼽히는 작품으로써, 연극영화를 전공한 학생뿐만 아니라 다른 학생들에게 널리 알려진 작품이다. 그리고 이 작품의 연출을 맡으신 쟝-기 르까(Jean- Guy Lecat)선생님은 프랑스의 저명한 연출가 쟝 루이바로와 영국의 세계적인 연출가 피터 브룩과 함께 기술감독으로 35년을 작업하면서 전 세계 200여 개가 넘는 공연 공간을 창조해온 극장 전문가이시다.


이번 연극에서 ‘크레온’역을 맡은 주기쁨 학생은 쟝-기 르까(Jean- Guy Lecat)선생님과의
작업에서 “말하고 말로 이야기를 한다기 보다는 눈하고 눈, 마음하고 마음, 교감으로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큰 어려움은 없었는데, 대신 디테일 작업을 할 경우에는 저희가 말하고자 하는 궁금증이 깊이 있게 의사전달이 잘 안되서 그런 부분이 좀 힘든 부분이 있었어요.”라며 답변을 했다.


하지만 쟝-기 르까(Jean- Guy Lecat)선생님과의 작업은 그런 힘든 부분보다는 배울 점이 훨씬 많았던 것 같다. 주기쁨 학생은 “쟝-기르까 선생님은 공간이나 무대 쪽으로 유명하신 분이기 때문에,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도(무대-관객)이 아니라 중간에 무대를 쓰고 양쪽 사이드에 관객을 앉히는 무대 구성이나 여러 가지 기타 선생님 작업 방식이 특이했어요. 그런 것들에서 많이 배웠고. 준비성이랑 시간약속도 굉장히 철저하시고, 무대 준비, 소품 이런 것도 선생님이 직접 뛰어다니면서 다 해주셨거든요. 그런 것도 인상적이고 배워야 할 점이었죠.”라며 뿌듯한 웃음을 지어보였다.

그러고 보니 정말 무대가 특이하긴 했다. 한국의 연극에서는 무대가 앞에 있고 뒤에 관객석이 있는 것이 보통인데, <오이디푸스 왕>의 공연에서는 가운데가 무대로 꾸며져 있었다. 자리에 앉아, 이렇게 특이한 구도면 대체 어디서 등장인물들이 나타나고 퇴장하는 것일까 궁금해 하고 있는데 관객석의 조명이 어두워지면서 관객의 옆에서 등장인물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낮게 퍼지는 가야금 소리, 조용히 울리는 코러스들의 노래. 재앙으로 인해 오이디푸스 왕을 찾아온 이들. 그리고 이들의 청을 받아들이며 “나는 내가 누군지 알고있다.”고 말하는 오이디푸스.
허나 그는 알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이 진정 누구인지를. 그리고 깨닫지 못하고 있었다. 자신이 저지른 끔찍한 과거와 앞으로 보게 될 끔찍한 진실을. 또한 보지 못하고 있었다. 그 추악한 진실들을.

오이디푸스가 라이오스 왕의 살해자가 누구인지 알아갈 수록, 그리고 자신이 친부모를 누구의 자식인지 알아갈 수록 그의 운명은 점점 파멸되어가고. 결국 모든걸 알아버린 오이디푸스는 끝내 그는 자신의 눈을 찌른다.
<오이디푸스 왕>의 가장 절정인 장면인 동시에, 가장 상징적인 장면이기도 하다. 주기쁨 학생 또한 가장 인상 깊은 장면을 이 장면으로 뽑았는데, 관객들에게 한마디 해달라는 부탁에도 “이 공연을 보고 한번쯤 본인의 인생이나 삶을 되돌아봤으면 하는 게 있어요. 왜냐하면 오이디푸스가 눈을 찌른 이유가 자기가 보는 건데도, 자신은 보지 못하는 그런 거거든요. 그런데 모든 사람들이 다 그렇잖아요. 정작 나는 잘 보지 못하잖아요. 관객들이 그걸 느끼고 갔으면 좋겠어요.”라면서 오이디푸스가 스스로 눈을 찌르는 장면에 대한 상징성을 암시했다.

스스로 눈을 찔러 장님이 된 오이디푸스가 테베에서 추방되고, 마지막으로 코러스장이 나와 대사를 하면서 <오이디푸스 왕>은 막을 내린다.

 

하지만 극의 결말이 비록 이렇게 비극적이었다 하더라도,
가야금과 같은 한국의 전통적인 악기들의 소리가 인상적이고,
관객의 양 옆에서 등장인물들이 등장하고 퇴장하던 무대구조가 특이해서.
학생이라고는 믿을 수 없을 만큼 진지한 그들의 연기가 감동적이며,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이 연극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을 사람들의 정성이 느껴져서 극장을 나서는 발걸음은 기분이 무척 좋았다.
게다가 이 작품이 “프랑스 엑스프레스”라는 예술 축제에 초대되었다고 하니, 뿌듯함까지 더해진다.

9월 28일 시작된 이 작품은 10월 2일까지 예술관 소극장에서 공연되니, 아직 “오이디푸스 왕”을 만나지 못한 학생이라면 예술관 소극장에서 “오이디푸스 왕”을 만나보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