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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직물에 담긴`시대의 무늬` / '한국직물문양 이천년'펴낸 심연옥(교양과정부) 겸임교수
- 06.07.12 / 박정석
고조선~조선 138점 아울러
중국·일본 작품과도 비교
우리 조상도 양탄자를 짰을까. 물론이다. 조선 카펫의 문양과 구성 양식에는 한국인 특유의 해학과 미감이 넘친다. 민화(民畵)의 구수한 호랑이 얼굴이 카펫에도 등장한다. 고구려 무덤벽화에 자주 나타나는 '운기왕자문(雲氣王字紋)'은 동양의 신선사상을 담은 대표적 길상문(吉祥紋). 고구려에서 제작된 금직물의 도안으로도 많이 쓰였다. 전통 직물 문양에는 이처럼 각 시대의 미술에 유행했던 도상과 무늬가 듬뿍 담겨 있다.
한국의 전통 직물 문양을 연구하는 심연옥(46) 국민대 교양과정부 겸임교수는 "직물을 보면 그 시대 미술이 보인다"고 말한다. 직물 문양이 벽화, 불화, 도자기, 그림에 동시에 통한다.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 미술에도 이어져 나타난다. 심 교수는 "한 쪼가리 직물 속에 동양미술사가 숨쉰다"고 설명했다.
고려 불화 중 복식이 가장 화려하고 아름다운 ‘수월관음도’, 복식에 나타난 ‘구갑문지연화문’ (왼쪽부터). |
고려 불화 '수월관음도'의 옷에는 '구갑문지연화문(龜甲紋地蓮花紋)'이 나온다. 국화문을 넣어 장식한 거북이 무늬는 고려시대 직물 문양의 특징 중 하나로 중국의 원나라 직물에도 많이 보인다. 화려하고 장식성이 강한 고려 문양에 비하면 조선시대의 문양은 검박하다. 유교 이념을 지향한 사회 풍조의 영향으로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은은한 '스민 무늬(暗花紋)'를 많이 썼다.
심연옥 교수가 10년을 매달려 탈고한 책 '한국직물문양 이천년'(고대직물연구소 출판부 펴냄)은 이런 문양의 문화사를 수백 점 도판과 함께 펼쳐놓았다. 고조선부터 조선시대까지 시대별 문양 가운데 대표 문양 직물 138점을 골라 이름을 짓고 근거를 달았다.
보조도판으로 중국과 일본의 문양 직물 272점을 넣고 문양의 상호 교류 관계와 시대적인 특성을 들었다. 이 분야의 통사로는 첫 작업이다. 전국의 박물관을 샅샅이 뒤지고 중국과 일본까지 뛰어다니며 한 점 한 점 자료를 챙긴 노작이다. 5년 공을 들여 재현한 문양 도안 447점은 지금 봐도 눈이 부시다. 심교수는 "현대 작가가 응용할 수 있는 전통 미술의 보고가 문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이 죽은 자료가 아니라 현대 미술로 거듭날 수 있는 통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비쳤다. 02-711-8688.
정재숙 기자 [중앙일보 2006-07-11 21:29]
제목 | 전통직물에 담긴`시대의 무늬` / '한국직물문양 이천년'펴낸 심연옥(교양과정부) 겸임교수 | 작성자 | 박정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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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6.07.12 | 조회수 | 24972 | |||||||
첨부파일 | 구분 | 학부공지 | ||||||||
심연옥 교수 `한국직물문양 이천년` 펴내
고조선~조선 138점 아울러 중국·일본 작품과도 비교 우리 조상도 양탄자를 짰을까. 물론이다. 조선 카펫의 문양과 구성 양식에는 한국인 특유의 해학과 미감이 넘친다. 민화(民畵)의 구수한 호랑이 얼굴이 카펫에도 등장한다. 고구려 무덤벽화에 자주 나타나는 '운기왕자문(雲氣王字紋)'은 동양의 신선사상을 담은 대표적 길상문(吉祥紋). 고구려에서 제작된 금직물의 도안으로도 많이 쓰였다. 전통 직물 문양에는 이처럼 각 시대의 미술에 유행했던 도상과 무늬가 듬뿍 담겨 있다. 한국의 전통 직물 문양을 연구하는 심연옥(46) 국민대 교양과정부 겸임교수는 "직물을 보면 그 시대 미술이 보인다"고 말한다. 직물 문양이 벽화, 불화, 도자기, 그림에 동시에 통한다. 한국, 중국, 일본 세 나라 미술에도 이어져 나타난다. 심 교수는 "한 쪼가리 직물 속에 동양미술사가 숨쉰다"고 설명했다.
고려 불화 '수월관음도'의 옷에는 '구갑문지연화문(龜甲紋地蓮花紋)'이 나온다. 국화문을 넣어 장식한 거북이 무늬는 고려시대 직물 문양의 특징 중 하나로 중국의 원나라 직물에도 많이 보인다. 화려하고 장식성이 강한 고려 문양에 비하면 조선시대의 문양은 검박하다. 유교 이념을 지향한 사회 풍조의 영향으로 밖으로 드러나지 않는 은은한 '스민 무늬(暗花紋)'를 많이 썼다. 심연옥 교수가 10년을 매달려 탈고한 책 '한국직물문양 이천년'(고대직물연구소 출판부 펴냄)은 이런 문양의 문화사를 수백 점 도판과 함께 펼쳐놓았다. 고조선부터 조선시대까지 시대별 문양 가운데 대표 문양 직물 138점을 골라 이름을 짓고 근거를 달았다. 보조도판으로 중국과 일본의 문양 직물 272점을 넣고 문양의 상호 교류 관계와 시대적인 특성을 들었다. 이 분야의 통사로는 첫 작업이다. 전국의 박물관을 샅샅이 뒤지고 중국과 일본까지 뛰어다니며 한 점 한 점 자료를 챙긴 노작이다. 5년 공을 들여 재현한 문양 도안 447점은 지금 봐도 눈이 부시다. 심교수는 "현대 작가가 응용할 수 있는 전통 미술의 보고가 문양에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 책이 죽은 자료가 아니라 현대 미술로 거듭날 수 있는 통로가 됐으면 하는 바람을 비쳤다. 02-711-8688. 정재숙 기자 [중앙일보 2006-07-11 21:2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