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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의인' 故 남윤철 교사…모교 국민대서 7주기 추모식
- 21.04.19 / 박윤진
- 남윤철.jpg (106.9 KB)
[사진 제공: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당시 제자들을 구하다 숨진 안산 단원고등학교 교사 고 남윤철 씨를 추모하는 행사가 오늘 오전 모교인 국민대에서 열렸습니다.
남 교사의 아버지인 남수현 씨는 추모식에 참석해 "학생들이 아들의 희생을 기억해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기억해 달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임홍재 국민대 총장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신의 안위를 내던지고 제자의 생명을 구하려 한 마지막 모습을 항상 떠올리고 닮아가고자 노력하겠다"며 남 교사를 추모했습니다.
앞서 남 교사는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갑판으로 올라간 뒤 제자들을 더 구하겠다며 선내로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참사 당일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국민대는 남 교사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남 교사가 재학 시절 마지막으로 전공 수업을 들었던 강의실을 참사 이듬해 '남윤철 강의실'로 지정했고, '남윤철 장학금'을 만들어 수여하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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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번 | 언론사 | 제 목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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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 mbc | 7년이 지나도 잊을 수 없는 그날…전국 곳곳 추모 |
2 | 중앙일보 | 7년 전 그 배, 끝까지 손놓지 않은 선생님…의인 남윤철 추모식 |
3 | 연합뉴스 | '세월호 의인' 故남윤철 교사…모교 국민대서 추모식 |
4 | ebs | 세월호 참사 7주기.."잊지 않겠습니다" [04.16] [EBS] |
5 | 디지털타임스 | 국민대, 세월호 참사 7주기 맞아 `故남윤철 선생님 다시 기억하기’ 행사 개최 |
6 | 뉴스1 | '세월호 7주기' 국민대 '남윤철 강의실' 재정비…16일 기념식 |
7 | 이데일리 | 국민대 ‘세월호 의인’ 고 남윤철 교사 기념행사 |
8 | 교수신문 | 국민대, 세월호 참사 7주기 맞아 남윤철 선생님 '다시 기억하기' |
국민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윤종열 명예교수 추모사
사랑하는 제자 윤철이! 우리 남윤철 선생님!
그동안 잘 지냈지요?
나, 윤종열 선생이에요. 나 알아보겠어요? 무슨 가면무도회라도 하듯이 얼굴에 마스크를 쓰고 있어 알아보지 못하면 어쩌나 걱정했답니다. 영특했던 남선생이니까 우리 모두가 얼굴을 반쯤 가리고 있어도 잘 알아볼 수 있을 텐데도 말입니다. 여기 있는 우리 다 알아보겠지요? 우리 남선생을 늘 아끼고 기억하며 그리워하는 사람들이 모였어요. 부모님과 가족들, 총장님을 비롯한 교직원 선생님들, 특히 남선생이 반가워할 선, 후배들도 함께 말입니다. 남선생! 나에게 남선생의 모습은 햇살이 눈이 부시게 비치던 어느 봄날 대부도 어느 중학교에서 만났던 ‘그 젊고 상큼한 청년교사 남윤철 선생님’으로 남아있는데 나는 어떤가요? 많이 변했지요?
우리 남윤철 선생님! 남선생이 살신성인하는 참스승의 본보기를 보여주며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난 지 7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남선생을 여기 2호관(북악관) 708호에서 다시 만나서 부족한 내가 추도의 글을 읽은 지도 여섯 해가 지났어요. ‘세월.’ 그래요, ‘세월’의 흐름은 참으로 빠르고 모든 것을 묻어주나 봅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남선생 생각이 날 것만 같아 세월이란 말을 잘 쓰지 않았었답니다. 일곱 해가 지났어도 안타까움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이제 남선생을 생각할 때 마음의 여유가 조금은 생겼다는 것은 세월의 흐름 때문인가 봐요. 그러니, 남선생. 내가 이젠 덜 애절해 한다고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아줘요.
오늘 남선생과 무슨 이야기를 할까 생각하다 보니 우리에게는 유독 봄, 특히 4월의 추억과 기억이 많더군요. 대학원 재학시절 민주광장에 하얀 목련이 소담스레 피었다 지고 뒤이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을 때, 떨어진 꽃잎을 아쉬워하며 밤하늘 별빛 아래서 언어를 논하고 영어교육을 논하던 것 기억하지요? 또 신입생 환영 MT 프로그램을 함께 짜던 것도 기억나나요? 아마 이 만남이 우리의 마지막 만남이었던 것 같아요. 이 모두가 봄날에 있던 일들이네요. 그리고 우리는 4월 봄날에 또 이렇게 만나고 있구요.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4월이 오면 서로를 생각하고 다시 또 만날 거에요. (비록 대면 쌍방향 만남이 아니라 비대면 한방향 만남이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니, 내게는 4월은 결코 잔인한 달이 아니라 내가 남선생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기억하고 추억하며 새로운 삶을 꾸릴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소생의 달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남선생, 오늘 이 자리는 6년 전 남선생을 추억하며 기리기 위해 만들었던 기념강의실을 다시 가다듬었음을 알리고 기념하는 자리입니다. 새 강의실이 마음에 드시나요? 세상이 어수선하여 대면 수업을 하지 못하는 관계로 작년과 올해에는 남선생 기념강의실에 후배들이 많이 오지는 못했답니다. 그러나 지난 여러 해 동안 많은 후배들이 이 강의실에서 남선배님을 기억하며 앞날을 성실하게 살아갈 것을 다짐하였답니다. 특히, 내가 만나 본 학생들 중에는 남선생을 본받아 교직자로서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어느 분야에서나 이 후배들은 남선배님의 뜻을 새기며 우리 사회와 나라를 위해 큰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남선생, 부디 이 후배들을 꼭 지켜보아 주시고 이끌어 주세요!
남선생, 우리 국민대학교 온 가족들, 총장님, 이사장님을 비롯한 교직원, 재학생, 동문들 모두 남선생을 생각하며 그 뜻을 이어나가고 남선생의 모교 국민대학교를 더욱 훌륭한 학교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남윤철 선생님을 배출한 학교의 구성원이라는데 큰 자부심을 가지고 ‘사람이 살만한 그리고 살고 싶은 사회‘ 를 가꾸는데 기여하는 대학이 되도록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는 것도 꼭 기억해 주세요!
참스승의 길을 실천으로 보여준 남선생을 기리며 7년 전 그리고 6년 전 우리 스스로에게 한 약속들을 우리가 얼마나 지키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남선생과 그때 함께 희생하신 영령들 덕분에 우리 사회는 많은 변화를 이루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아직도 더 많은 변화가 필요하고 가듬어야 할 일들이 많이 있지만 말입니다. 남선생! 이제 이 모든 것들은 여기 남은이들에게 맡기고 편히 쉬시구려! 그리고 남선생, 누구보다 남선생을 안타까워하고 그리워하시는 부모님과 가족들께도 이제 별리의 슬픔을 이겨낼 수 있는 힘과 지혜를 전해 주시고 웃응을 많이 안겨드리시기를 부탁드려요.
끝으로 우리의 종교와는 무관하게 내가 매년 이때쯤 남선생을 생각하며 올리던 기도를 오늘은 소리내어 바칩니다.
[주님 의로움이 무엇인지 그리고 스승의 참 길이 무엇인지를 저희에게 알려주고 우리가 지어야 할 짐을 대신 짊어지고 7년 전 주님의 곁으로 먼저 떠난 우리 남윤철 선생이 평화로운 주님의 나라에서 평안한 안식을 가지도록 도와 주소서!]
2021년 4월 16일
제자 윤철이를 사랑하는 부족한 스승 윤종열 올림.
제목 | '세월호 의인' 故 남윤철 교사…모교 국민대서 7주기 추모식 | 작성자 | 박윤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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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1.04.19 | 조회수 | 1211 | |||||||||||||||||||||||||||
첨부파일 | 남윤철.jpg (106.9 KB) | 구분 | 학부공지 | |||||||||||||||||||||||||||
[사진 제공: 연합뉴스]
세월호 참사 당시 제자들을 구하다 숨진 안산 단원고등학교 교사 고 남윤철 씨를 추모하는 행사가 오늘 오전 모교인 국민대에서 열렸습니다.
남 교사의 아버지인 남수현 씨는 추모식에 참석해 "학생들이 아들의 희생을 기억해 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기억해 달라"고 전했습니다.
이에 대해 임홍재 국민대 총장은 "절체절명의 순간에 자신의 안위를 내던지고 제자의 생명을 구하려 한 마지막 모습을 항상 떠올리고 닮아가고자 노력하겠다"며 남 교사를 추모했습니다.
앞서 남 교사는 세월호가 침몰할 당시 갑판으로 올라간 뒤 제자들을 더 구하겠다며 선내로 들어갔다가 빠져나오지 못하고 참사 당일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국민대는 남 교사의 희생을 기리기 위해 남 교사가 재학 시절 마지막으로 전공 수업을 들었던 강의실을 참사 이듬해 '남윤철 강의실'로 지정했고, '남윤철 장학금'을 만들어 수여하고 있습니다.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관련기사 8건
국민대학교 영어영문학부 윤종열 명예교수 추모사
사랑하는 제자 윤철이! 우리 남윤철 선생님!
우리 남윤철 선생님! 남선생이 살신성인하는 참스승의 본보기를 보여주며 우리 곁을 홀연히 떠난 지 7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남선생을 여기 2호관(북악관) 708호에서 다시 만나서 부족한 내가 추도의 글을 읽은 지도 여섯 해가 지났어요. ‘세월.’ 그래요, ‘세월’의 흐름은 참으로 빠르고 모든 것을 묻어주나 봅니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나는 남선생 생각이 날 것만 같아 세월이란 말을 잘 쓰지 않았었답니다. 일곱 해가 지났어도 안타까움은 여전하지만.. 그래도 이제 남선생을 생각할 때 마음의 여유가 조금은 생겼다는 것은 세월의 흐름 때문인가 봐요. 그러니, 남선생. 내가 이젠 덜 애절해 한다고 너무 서운하게 생각하지 말아줘요.
오늘 남선생과 무슨 이야기를 할까 생각하다 보니 우리에게는 유독 봄, 특히 4월의 추억과 기억이 많더군요. 대학원 재학시절 민주광장에 하얀 목련이 소담스레 피었다 지고 뒤이어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었을 때, 떨어진 꽃잎을 아쉬워하며 밤하늘 별빛 아래서 언어를 논하고 영어교육을 논하던 것 기억하지요? 또 신입생 환영 MT 프로그램을 함께 짜던 것도 기억나나요? 아마 이 만남이 우리의 마지막 만남이었던 것 같아요. 이 모두가 봄날에 있던 일들이네요. 그리고 우리는 4월 봄날에 또 이렇게 만나고 있구요.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4월이 오면 서로를 생각하고 다시 또 만날 거에요. (비록 대면 쌍방향 만남이 아니라 비대면 한방향 만남이겠지만 말입니다.) 그러니, 내게는 4월은 결코 잔인한 달이 아니라 내가 남선생에 대해 더 많은 것을 기억하고 추억하며 새로운 삶을 꾸릴 수 있는 힘을 얻게 되는 소생의 달이라고 부르고 싶어요.
남선생, 오늘 이 자리는 6년 전 남선생을 추억하며 기리기 위해 만들었던 기념강의실을 다시 가다듬었음을 알리고 기념하는 자리입니다. 새 강의실이 마음에 드시나요? 세상이 어수선하여 대면 수업을 하지 못하는 관계로 작년과 올해에는 남선생 기념강의실에 후배들이 많이 오지는 못했답니다. 그러나 지난 여러 해 동안 많은 후배들이 이 강의실에서 남선배님을 기억하며 앞날을 성실하게 살아갈 것을 다짐하였답니다. 특히, 내가 만나 본 학생들 중에는 남선생을 본받아 교직자로서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어느 분야에서나 이 후배들은 남선배님의 뜻을 새기며 우리 사회와 나라를 위해 큰 역할을 할 것이라 확신합니다. 남선생, 부디 이 후배들을 꼭 지켜보아 주시고 이끌어 주세요!
남선생, 우리 국민대학교 온 가족들, 총장님, 이사장님을 비롯한 교직원, 재학생, 동문들 모두 남선생을 생각하며 그 뜻을 이어나가고 남선생의 모교 국민대학교를 더욱 훌륭한 학교로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남윤철 선생님을 배출한 학교의 구성원이라는데 큰 자부심을 가지고 ‘사람이 살만한 그리고 살고 싶은 사회‘ 를 가꾸는데 기여하는 대학이 되도록 많은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는 것도 꼭 기억해 주세요!
끝으로 우리의 종교와는 무관하게 내가 매년 이때쯤 남선생을 생각하며 올리던 기도를 오늘은 소리내어 바칩니다.
[주님 의로움이 무엇인지 그리고 스승의 참 길이 무엇인지를 저희에게 알려주고 우리가 지어야 할 짐을 대신 짊어지고 7년 전 주님의 곁으로 먼저 떠난 우리 남윤철 선생이 평화로운 주님의 나라에서 평안한 안식을 가지도록 도와 주소서!]
제자 윤철이를 사랑하는 부족한 스승 윤종열 올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