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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산제품 매뉴얼 번역의 달인/정수경(영어영문학과) 동문

  • 09.11.13 / 이민아

◆1인 창조기업이 뜬다 / 번역가 정수경씨◆

"번역은 새로운 세상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직업입니다."

1인 기업가 정수경 씨(44)는 한ㆍ영 번역 분야 베테랑이다. 각종 외국 서적과 제품 매뉴얼을 우리말로 옮기고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번역 강의도 하고 있다.

경기도 일산에 있는 한 오피스텔에서 만난 정씨는 마감을 앞두고 분주했다. 그는 "번역 일을 시작한 지 올해로 꼭 15년이 됐다"며 "번역은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운 문물에 대한 호기심, 자신과 싸울 수 있는 끈기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라고 운을 뗐다.

정씨가 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 국민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7년째 과외 교사를 하던 때였다. 마음 속 깊이 번역가를 꿈꾸던 정씨는 직업을 바꾸고 말겠다고 마음먹고 낮에는 가정교사로, 밤에는 번역학원을 다니면서 틈틈이 실력을 쌓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삼성전자가 글로벌 진출을 선언하면서 외국 노동법들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사업을 시작했고, 정씨가 이 가운데 하나를 맡는 행운을 잡았다. 그는 "한번 입소문이 나면서 도요타, 제록스, 컴팩, LG산전, 캐논, HP 등 글로벌 기업이 펴낸 각종 매뉴얼을 도맡아 번역했다"며 "마감 시간을 잘 지키고 혼자 번역부터 교정까지 봤던 것이 고객 신뢰를 쌓는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정씨는 "처음에는 학벌이라는 장벽에 부딪혀 일감을 못 얻어 좌절한 적도 있었다"며 "학원을 다닌 것도 인맥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이때 얻은 쓰라린 경험에 그는 마감 시간만 있으면 일감을 거부하는 법이 없다. 한번은 한꺼번에 일감을 5개나 받아 일주일간 밤을 지새운 적도 있다. 팔만대장경 국외 영상물, 오즈클라크의 와인이야기, 플러스와 마이너스, 애니와 독신남, 꼬마 코끼리와 서커스 등 대표 작품들을 이때 모두 번역했다.

이런 노력으로 현재 정씨는 국내외 7개 번역 회사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정씨는 "1인 기업가는 모든 것을 홀로 하기 어렵다"며 "번역에 집중하기 위해서 직접 고객을 접촉하기보다 번역 회사를 통해 일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을 묻자 그는 "정확한 액수를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대기업 과장 연봉은 된다"고 말했다.

번역을 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꾸준히 영어로 된 책을 읽을 것을 권했다. 정씨는 "하루만 안 해도 감을 잃기 쉬운 것이 영어"라며 "나도 쉬는 날에는 소설책을 읽으면서 영어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씨는 또 다른 꿈을 꾼다. 지난달 경기도 파주에 있는 헤이리예술마을에 `바람`이라는 1인 번역ㆍ광고 대행사를 동생과 함께 설립하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다. "바람이라는 단어에는 소망이라는 뜻이 숨어 있어요. 번역이 새로운 세계와 연결되는 통로인 것처럼 앞으로 이 회사를 통해 출판과 사람을 연결하고 싶습니다." <시리즈 끝>
 


원문보기 :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9&no=586654


출처 : 매일경제          기사입력 : 2009.11.12 16:41:03

제목 외국산제품 매뉴얼 번역의 달인/정수경(영어영문학과) 동문 작성자 이민아
작성일 09.11.13 조회수 17287
첨부파일 구분 학부공지

◆1인 창조기업이 뜬다 / 번역가 정수경씨◆

"번역은 새로운 세상을 가장 먼저 접할 수 있는 직업입니다."

1인 기업가 정수경 씨(44)는 한ㆍ영 번역 분야 베테랑이다. 각종 외국 서적과 제품 매뉴얼을 우리말로 옮기고 백화점 문화센터에서 일반인을 상대로 번역 강의도 하고 있다.

경기도 일산에 있는 한 오피스텔에서 만난 정씨는 마감을 앞두고 분주했다. 그는 "번역 일을 시작한 지 올해로 꼭 15년이 됐다"며 "번역은 나이와 상관없이 새로운 문물에 대한 호기심, 자신과 싸울 수 있는 끈기만 있으면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분야"라고 운을 뗐다.

정씨가 업계에 첫발을 내디딘 것은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8년 국민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7년째 과외 교사를 하던 때였다. 마음 속 깊이 번역가를 꿈꾸던 정씨는 직업을 바꾸고 말겠다고 마음먹고 낮에는 가정교사로, 밤에는 번역학원을 다니면서 틈틈이 실력을 쌓았다.

지성이면 감천이라 했던가. 삼성전자가 글로벌 진출을 선언하면서 외국 노동법들을 한국어로 번역하는 사업을 시작했고, 정씨가 이 가운데 하나를 맡는 행운을 잡았다. 그는 "한번 입소문이 나면서 도요타, 제록스, 컴팩, LG산전, 캐논, HP 등 글로벌 기업이 펴낸 각종 매뉴얼을 도맡아 번역했다"며 "마감 시간을 잘 지키고 혼자 번역부터 교정까지 봤던 것이 고객 신뢰를 쌓는 밑거름이 됐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정씨는 "처음에는 학벌이라는 장벽에 부딪혀 일감을 못 얻어 좌절한 적도 있었다"며 "학원을 다닌 것도 인맥을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더 컸기 때문"이라고 고백했다. 이때 얻은 쓰라린 경험에 그는 마감 시간만 있으면 일감을 거부하는 법이 없다. 한번은 한꺼번에 일감을 5개나 받아 일주일간 밤을 지새운 적도 있다. 팔만대장경 국외 영상물, 오즈클라크의 와인이야기, 플러스와 마이너스, 애니와 독신남, 꼬마 코끼리와 서커스 등 대표 작품들을 이때 모두 번역했다.

이런 노력으로 현재 정씨는 국내외 7개 번역 회사에서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정씨는 "1인 기업가는 모든 것을 홀로 하기 어렵다"며 "번역에 집중하기 위해서 직접 고객을 접촉하기보다 번역 회사를 통해 일감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수입을 묻자 그는 "정확한 액수를 밝히기는 곤란하지만 대기업 과장 연봉은 된다"고 말했다.

번역을 잘하는 비결은 무엇일까. 그는 꾸준히 영어로 된 책을 읽을 것을 권했다. 정씨는 "하루만 안 해도 감을 잃기 쉬운 것이 영어"라며 "나도 쉬는 날에는 소설책을 읽으면서 영어를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고 설명했다.

현재 정씨는 또 다른 꿈을 꾼다. 지난달 경기도 파주에 있는 헤이리예술마을에 `바람`이라는 1인 번역ㆍ광고 대행사를 동생과 함께 설립하고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었다. "바람이라는 단어에는 소망이라는 뜻이 숨어 있어요. 번역이 새로운 세계와 연결되는 통로인 것처럼 앞으로 이 회사를 통해 출판과 사람을 연결하고 싶습니다." <시리즈 끝>
 


원문보기 : http://news.mk.co.kr/outside/view.php?year=2009&no=586654


출처 : 매일경제          기사입력 : 2009.11.12 16:41: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