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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페라가모 출신 디자이너 "한국에서 내 이름 건 브랜드 만든다"

  • 09.12.17 / 이민아

오후 7시 서울 성수역 일대. 이 지역은 신발, 가방, 가죽제품 등을 만드는 360여개의 패션 관련기업이 밀집돼 있는 곳이다. 밤이지만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켜져 있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기계 소리, 재봉틀 소리, 오토바이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성수역 부근에 눈에 띄게 예쁜 패션잡화가 전시된 건물이 보인다. 지난 11월 개관한 ‘성동토탈패션지원센터’다. 최근 서울시는 패션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성동토탈패션지원센터와 같은 ‘패션디자인 생산지원 집적센터’의 건립과 ‘동대문 창작 스튜디오’가 대표적 시설이다.

성동패션센터 안으로 들어가니 환하게 불을 켜 놓은 채 사람들이 분주하다.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구두 디자이너 안지희(32)씨를 만났다. 안씨는 국민대 공업디자인과 졸업 후 에스콰이어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2005년에는 구두의 명가로 알려진 이탈리아 ‘페라가모’ 여성화 디자인팀에서 1년간 근무했다.

“페라가모에서 일한 것은 저에게 행운이었어요. 꽃잎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구두 디자인에 적용하는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였어요. 창조적인 신발을 만드는 페라가모 디자인 시스템을 직접 체험하는 좋은 경험이 됐지요.”

그녀는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구두 명가의 디자이너 생활도 잠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안고 귀국했다.

“지금까지 디자인을 온실에서 공주처럼 했다면 국내에서는 현장에서 직접 뛰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소규모로 구두를 만들려니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몰라 고생했죠.”

국내 패션산업에 뛰어든 안 씨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만 했다. 세계적인 구두 회사에서 일했던 디자이너에게도 대한민국 패션산업의 벽은 높고도 험난했다. 혼자서 디자인 및 생산, 유통, 마케팅, 제품생산 전시, 컨설팅 직접 한다는 것이 어려웠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구두를 만들었지만 제작비를 낮추려고 디자인을 수정한 탓에 원하던 것과는 다른 모양이 나오게 됐죠. 사는 사람이 적어서 재고만 쌓여갔어요. 너무 막막했죠. 도움을 청할 곳도 없었고요.”

그러던 중 안씨는 인터넷 패션협회를 통해 성동토탈패션지원센터를 알게 됐다. 입주심사를 거쳐 지난 11월부터 일하게 됐다. 이곳은 안씨를 비롯한 6명의 디자이너에게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2년간 무료로 제공해 준다. 같은 건물에 입주한 생산기업 6개 업체와 연결해 공동으로 디자인 컨설팅을 하는 등 자체 브랜드 창출의 기회도 준다.

또 1층에는 제품 전시장이 있어 해외 바이어들이 직접 물건을 고르고 만져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센터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1개월 만에 안씨가 디자인한 구두가 일본 수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혼자였다면 제가 만든 구두가 국제적인 평가를 받아볼 기회조차 없었을 거에요. 정말 다방면으로 많은 기회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센터 3층에서 ‘엘비스 가버’란 구두 회사를 운영하는 양희운 사장은 15년 구두업에 종사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이 회사는 구두를 만드는 일이 전문이지만 디자이너를 채용하기에는 자본과 지식이 부족해 주로 대기업의 구두를 하청 받아 생산했다. 하청이 끊기게 되면 일이 없어졌고 회사가 확장하기에는 한계가 많았다. 양 사장은 “지금은 디자이너들과 함께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상품으로 출시하니 마진도 높아지고 회사의 발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고부가가치 미래 성장산업인 패션산업의 성장을 위해 ‘서울패션위크’를 개최한다. 또 ‘DDP(동대문디자인프라자)’ 건립 등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일 개관한 ‘동대문 패션창작스튜디오’는 패션산업의 토대라 할 수 있는 신진 패션디자이너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80명의 디자이너가 창작 공간 및 판로개척, 마케팅사업 등의 분야에서 서울시의 지원을 받고 있다.

서울시 문화산업담당관 서성만 팀장은 “우리나라에는 1년에 약 2만명의 패션디자이너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이들의 취업 및 창업을 위해 꾸준히 지원하고 이를 통해 우리 패션이 세계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2/16/2009121600737.html

출처 : 조선일보          기사입력 : 2009.12.16 10:59

제목 [조선일보]페라가모 출신 디자이너 "한국에서 내 이름 건 브랜드 만든다" 작성자 이민아
작성일 09.12.17 조회수 15754
첨부파일 구분 학부공지

오후 7시 서울 성수역 일대. 이 지역은 신발, 가방, 가죽제품 등을 만드는 360여개의 패션 관련기업이 밀집돼 있는 곳이다. 밤이지만 대부분의 건물에 불이 켜져 있고, 여기저기서 들려오는 기계 소리, 재봉틀 소리, 오토바이 소리가 요란하게 들린다.

성수역 부근에 눈에 띄게 예쁜 패션잡화가 전시된 건물이 보인다. 지난 11월 개관한 ‘성동토탈패션지원센터’다. 최근 서울시는 패션산업 지원에 나서고 있다. 성동토탈패션지원센터와 같은 ‘패션디자인 생산지원 집적센터’의 건립과 ‘동대문 창작 스튜디오’가 대표적 시설이다.

성동패션센터 안으로 들어가니 환하게 불을 켜 놓은 채 사람들이 분주하다. 이곳에서 일하고 있는 구두 디자이너 안지희(32)씨를 만났다. 안씨는 국민대 공업디자인과 졸업 후 에스콰이어에서 디자이너로 근무했다. 2005년에는 구두의 명가로 알려진 이탈리아 ‘페라가모’ 여성화 디자인팀에서 1년간 근무했다.

“페라가모에서 일한 것은 저에게 행운이었어요. 꽃잎 떨어지는 모습을 보고 구두 디자인에 적용하는 감수성이 풍부한 시기였어요. 창조적인 신발을 만드는 페라가모 디자인 시스템을 직접 체험하는 좋은 경험이 됐지요.”

그녀는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하지만 구두 명가의 디자이너 생활도 잠시, 자신의 이름을 내건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안고 귀국했다.

“지금까지 디자인을 온실에서 공주처럼 했다면 국내에서는 현장에서 직접 뛰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막상 소규모로 구두를 만들려니 어디에서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몰라 고생했죠.”

국내 패션산업에 뛰어든 안 씨는 혹독한 신고식을 치러야만 했다. 세계적인 구두 회사에서 일했던 디자이너에게도 대한민국 패션산업의 벽은 높고도 험난했다. 혼자서 디자인 및 생산, 유통, 마케팅, 제품생산 전시, 컨설팅 직접 한다는 것이 어려웠던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구두를 만들었지만 제작비를 낮추려고 디자인을 수정한 탓에 원하던 것과는 다른 모양이 나오게 됐죠. 사는 사람이 적어서 재고만 쌓여갔어요. 너무 막막했죠. 도움을 청할 곳도 없었고요.”

그러던 중 안씨는 인터넷 패션협회를 통해 성동토탈패션지원센터를 알게 됐다. 입주심사를 거쳐 지난 11월부터 일하게 됐다. 이곳은 안씨를 비롯한 6명의 디자이너에게 창작활동을 할 수 있는 공간을 2년간 무료로 제공해 준다. 같은 건물에 입주한 생산기업 6개 업체와 연결해 공동으로 디자인 컨설팅을 하는 등 자체 브랜드 창출의 기회도 준다.

또 1층에는 제품 전시장이 있어 해외 바이어들이 직접 물건을 고르고 만져 볼 수 있는 공간을 만들었다. 센터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1개월 만에 안씨가 디자인한 구두가 일본 수출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혼자였다면 제가 만든 구두가 국제적인 평가를 받아볼 기회조차 없었을 거에요. 정말 다방면으로 많은 기회와 도움을 받고 있어요.”

센터 3층에서 ‘엘비스 가버’란 구두 회사를 운영하는 양희운 사장은 15년 구두업에 종사하고 있는 베테랑이다. 이 회사는 구두를 만드는 일이 전문이지만 디자이너를 채용하기에는 자본과 지식이 부족해 주로 대기업의 구두를 하청 받아 생산했다. 하청이 끊기게 되면 일이 없어졌고 회사가 확장하기에는 한계가 많았다. 양 사장은 “지금은 디자이너들과 함께 자체 브랜드를 만들어 상품으로 출시하니 마진도 높아지고 회사의 발전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 눈에 보인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고부가가치 미래 성장산업인 패션산업의 성장을 위해 ‘서울패션위크’를 개최한다. 또 ‘DDP(동대문디자인프라자)’ 건립 등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지난 10일 개관한 ‘동대문 패션창작스튜디오’는 패션산업의 토대라 할 수 있는 신진 패션디자이너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됐다. 현재 80명의 디자이너가 창작 공간 및 판로개척, 마케팅사업 등의 분야에서 서울시의 지원을 받고 있다.

서울시 문화산업담당관 서성만 팀장은 “우리나라에는 1년에 약 2만명의 패션디자이너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며 “이들의 취업 및 창업을 위해 꾸준히 지원하고 이를 통해 우리 패션이 세계시장에 진출할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문보기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09/12/16/2009121600737.html

출처 : 조선일보          기사입력 : 2009.12.16 10: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