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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력差 있는 골퍼들 ‘공정한 기준’으로 플레이하도록 수치화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 19.05.21 / 서유리

골프 핸디캡

1911년 美골프협회서 첫 고안 
 평균 난도 코스 라운드 기준 
 골퍼 잠재적 능력 포함한 숫자 
 현재 자신의 실력 객관적 자료 

 코스 레이팅-슬로프 레이팅은 
 스코어 카드에 자세히 기재돼 
 일일이 따로 계산할 필요없어 
KGA서 공인 핸디캡카드 발급

 

“핸디캡이 어떻게 되십니까?” 처음 같이 라운드하는 사람끼리 흔히 주고받게 되는 질문이다. 그런데 골프를 꽤 오래 했다는 골퍼조차도 자신의 정확한 핸디캡이 얼마인지 모르거나 엉터리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외국처럼 핸디캡 제도와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까닭이다. 

최근 몇 개 라운드의 평균 스코어를 자신의 핸디캡으로 알고 있는 골퍼가 상당수다. 핸디캡이 정확히 무엇이고 또 어떻게 산출되는지 잘 모르다 보니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핸디캡이 달라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국의 주말골퍼들에겐 ‘술자리용’과 ‘내기용’ 두 가지 버전의 핸디캡이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술자리에서 허세를 부릴 때는 다들 싱글핸디캐퍼지만, 막상 내기라도 할라치면 서로 핸디캡을 1타라도 더 받으려 애쓰곤 한다.

핸디캡 제도는 1911년 미국골프협회(USGA)가 실력에 차이가 있는 골퍼들이 공정한 기준으로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처음 고안한 것이다. 경마에도 비슷한 제도가 있는데, 강한 말의 안장은 무겁게 하고 상대적으로 약한 말의 안장은 가볍게 해 출전하는 말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를 준다. 

USGA는 1979년부터 보다 과학적이고 정확한 핸디캡 산정을 위해 통계학자와 수학자 등 전문가로 팀을 꾸리고 10년 가까이 약 200만 달러를 투자, 지금의 제도를 만들었다. 핸디캡은 평균 난도의 코스에서 플레이했을 때를 기준으로 골퍼의 잠재적인 능력을 포함한 골프 실력을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자신의 정확한 핸디캡을 알려면 최근 1년 이내에 라운드한 20장의 스코어 카드가 필요하다. 이렇게 모은 스코어 카드로 먼저 특정 홀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이 친 스코어를 정해진 기준에 따라 적정한 스코어로 고치는 ‘형평 타수 조정’을 한다. 이렇게 조정한 각 라운드의 스코어를 플레이한 코스의 난도를 고려해 다시 조정한 스코어인 ‘핸디캡 디퍼렌셜’로 변환한다. 

자신의 스코어를 핸디캡 디퍼렌셜로 바꾸려면 각 골프장의 난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한 ‘코스 레이팅’과 ‘슬로프 레이팅’ 값을 알아야 한다. 코스 레이팅은 정상적인 환경에서 평가한 스크래치 골퍼(핸디캡이 0인 상급 골퍼) 기준의 코스 난도로, 코스의 길이와 장해물 난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산출한다. 슬로프 레이팅은 스크래치 골퍼가 아닌 골퍼가 느끼는 코스의 상대적 난도로, 코스 레이팅과 보기 골퍼 기준의 코스 난도인 보기 레이팅의 차이로 계산된다. 각 골프장의 코스 레이팅과 슬로프 레이팅은 스코어 카드에 적혀 있기 때문에 골퍼가 일일이 따로 계산할 필요는 없다.

핸디캡 디퍼렌셜은 형평 타수 조정을 거친 스코어에서 해당 코스의 코스 레이팅을 뺀 다음 평균 슬로프 레이팅 값인 113을 곱한 후 다시 해당 코스의 슬로프 레이팅으로 나눠 구한다. 이렇게 나온 각 핸디캡 디퍼렌셜에서 가장 숫자가 낮은 10개를 골라 평균을 구하고 마지막으로 0.96을 곱하면 본인의 최종 핸디캡이 된다.

복잡해 보이는 핸디캡 산정 절차를 단순하게 요약하면, 핸디캡은 전체 라운드의 평균 스코어가 아니라 보다 잘 친 절반의 라운드 스코어를 평균한 값에 가깝다. 평균 스코어를 핸디캡으로 사용하게 되면 상급자보다 하급자에게 오히려 일방적으로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수학적 방법으로 모의실험을 해보면 평균 스코어를 핸디캡으로 사용할 경우, 18홀 스트로크 플레이에서 스코어 편차가 큰 하급자가 편차가 작은 상급자를 이길 확률이 71%나 된다. 반면 공인 핸디캡을 적용하게 되면 하급자와 상급자의 승률은 엇비슷해진다.

핸디캡은 현재 자신의 골프 실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또는 해외 대회에 참가하거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등 해외 명문 골프장을 이용할 때도 핸디캡이 필요하다. 이들 골프장은 안전을 위해 일정 핸디캡 이상 골퍼의 플레이를 금지하는데, 공인 핸디캡 카드가 없으면 예약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공인 핸디캡 카드는 국내에서는 USGA와 계약한 대한골프협회(KGA)가 발급한다. 코스 레이팅 인증 골프장에서 라운드한 스코어 카드(최소 5장)만 있으면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우편 또는 이메일로 손쉽게 신청할 수 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공인 핸디캡 산정이 가능한 KGA 코스 레이팅 인증 골프장이 국내 500여 개 골프장 중 91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호화로운 클럽하우스도 좋지만, 골프의 가장 기본이랄 수 있는 핸디캡 문화 정착에 더 많은 골프장의 관심과 참여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9052001032839000001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

제목 실력差 있는 골퍼들 ‘공정한 기준’으로 플레이하도록 수치화 / 최우열(스포츠교육학과) 겸임교수 작성자 서유리
작성일 19.05.21 조회수 5727
첨부파일 구분 학부공지

골프 핸디캡

1911년 美골프협회서 첫 고안 
 평균 난도 코스 라운드 기준 
 골퍼 잠재적 능력 포함한 숫자 
 현재 자신의 실력 객관적 자료 

 코스 레이팅-슬로프 레이팅은 
 스코어 카드에 자세히 기재돼 
 일일이 따로 계산할 필요없어 
KGA서 공인 핸디캡카드 발급

 

“핸디캡이 어떻게 되십니까?” 처음 같이 라운드하는 사람끼리 흔히 주고받게 되는 질문이다. 그런데 골프를 꽤 오래 했다는 골퍼조차도 자신의 정확한 핸디캡이 얼마인지 모르거나 엉터리로 알고 있는 경우가 많다. 외국처럼 핸디캡 제도와 문화가 제대로 정착되지 않은 까닭이다. 

최근 몇 개 라운드의 평균 스코어를 자신의 핸디캡으로 알고 있는 골퍼가 상당수다. 핸디캡이 정확히 무엇이고 또 어떻게 산출되는지 잘 모르다 보니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핸디캡이 달라지는 경우도 허다하다. 

한국의 주말골퍼들에겐 ‘술자리용’과 ‘내기용’ 두 가지 버전의 핸디캡이 있다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술자리에서 허세를 부릴 때는 다들 싱글핸디캐퍼지만, 막상 내기라도 할라치면 서로 핸디캡을 1타라도 더 받으려 애쓰곤 한다.

핸디캡 제도는 1911년 미국골프협회(USGA)가 실력에 차이가 있는 골퍼들이 공정한 기준으로 대등하게 경쟁할 수 있도록 처음 고안한 것이다. 경마에도 비슷한 제도가 있는데, 강한 말의 안장은 무겁게 하고 상대적으로 약한 말의 안장은 가볍게 해 출전하는 말 모두에게 동등한 기회를 준다. 

USGA는 1979년부터 보다 과학적이고 정확한 핸디캡 산정을 위해 통계학자와 수학자 등 전문가로 팀을 꾸리고 10년 가까이 약 200만 달러를 투자, 지금의 제도를 만들었다. 핸디캡은 평균 난도의 코스에서 플레이했을 때를 기준으로 골퍼의 잠재적인 능력을 포함한 골프 실력을 숫자로 나타낸 것이다. 

자신의 정확한 핸디캡을 알려면 최근 1년 이내에 라운드한 20장의 스코어 카드가 필요하다. 이렇게 모은 스코어 카드로 먼저 특정 홀에서 비정상적으로 많이 친 스코어를 정해진 기준에 따라 적정한 스코어로 고치는 ‘형평 타수 조정’을 한다. 이렇게 조정한 각 라운드의 스코어를 플레이한 코스의 난도를 고려해 다시 조정한 스코어인 ‘핸디캡 디퍼렌셜’로 변환한다. 

자신의 스코어를 핸디캡 디퍼렌셜로 바꾸려면 각 골프장의 난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한 ‘코스 레이팅’과 ‘슬로프 레이팅’ 값을 알아야 한다. 코스 레이팅은 정상적인 환경에서 평가한 스크래치 골퍼(핸디캡이 0인 상급 골퍼) 기준의 코스 난도로, 코스의 길이와 장해물 난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산출한다. 슬로프 레이팅은 스크래치 골퍼가 아닌 골퍼가 느끼는 코스의 상대적 난도로, 코스 레이팅과 보기 골퍼 기준의 코스 난도인 보기 레이팅의 차이로 계산된다. 각 골프장의 코스 레이팅과 슬로프 레이팅은 스코어 카드에 적혀 있기 때문에 골퍼가 일일이 따로 계산할 필요는 없다.

핸디캡 디퍼렌셜은 형평 타수 조정을 거친 스코어에서 해당 코스의 코스 레이팅을 뺀 다음 평균 슬로프 레이팅 값인 113을 곱한 후 다시 해당 코스의 슬로프 레이팅으로 나눠 구한다. 이렇게 나온 각 핸디캡 디퍼렌셜에서 가장 숫자가 낮은 10개를 골라 평균을 구하고 마지막으로 0.96을 곱하면 본인의 최종 핸디캡이 된다.

복잡해 보이는 핸디캡 산정 절차를 단순하게 요약하면, 핸디캡은 전체 라운드의 평균 스코어가 아니라 보다 잘 친 절반의 라운드 스코어를 평균한 값에 가깝다. 평균 스코어를 핸디캡으로 사용하게 되면 상급자보다 하급자에게 오히려 일방적으로 유리해지기 때문이다.

수학적 방법으로 모의실험을 해보면 평균 스코어를 핸디캡으로 사용할 경우, 18홀 스트로크 플레이에서 스코어 편차가 큰 하급자가 편차가 작은 상급자를 이길 확률이 71%나 된다. 반면 공인 핸디캡을 적용하게 되면 하급자와 상급자의 승률은 엇비슷해진다.

핸디캡은 현재 자신의 골프 실력을 객관적으로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국내 또는 해외 대회에 참가하거나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 등 해외 명문 골프장을 이용할 때도 핸디캡이 필요하다. 이들 골프장은 안전을 위해 일정 핸디캡 이상 골퍼의 플레이를 금지하는데, 공인 핸디캡 카드가 없으면 예약 신청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공인 핸디캡 카드는 국내에서는 USGA와 계약한 대한골프협회(KGA)가 발급한다. 코스 레이팅 인증 골프장에서 라운드한 스코어 카드(최소 5장)만 있으면 홈페이지에서 신청서를 내려받아 우편 또는 이메일로 손쉽게 신청할 수 있다.

한 가지 안타까운 점은 공인 핸디캡 산정이 가능한 KGA 코스 레이팅 인증 골프장이 국내 500여 개 골프장 중 91개에 불과하다는 사실이다. 호화로운 클럽하우스도 좋지만, 골프의 가장 기본이랄 수 있는 핸디캡 문화 정착에 더 많은 골프장의 관심과 참여가 있기를 기대해본다.

 

출처: http://www.munhwa.com/news/view.html?no=2019052001032839000001

※ 이 기사는 '뉴스콘텐츠 저작권 계약'으로 저작권을 확보하여 게재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