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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대학교 경상대학

교수님의 서재

Episode 09. 한화택 교수님 (공과대학 기계시스템공학부)

  • 11.04.07 / 조영문

 





나에게 서재는 우주다
내 서재는 나의 우주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우주라는 것은 시공을 의미하는 것인데, 나의 많은 시간을 여기서 보내고 있고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책들이 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이 공간이 비록 좁고 막힌 공간인 것 같지만 책이 있기 때문에 책을 통해서 세상과 소통할 수 있고 상상을 통해서 큰 무한한 우주를 꿈꿀 수 있습니다. 나는 서재라는 작은 우주 안에 있는 것이지만 더 큰 우주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통섭의 과학교양서를 만나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어려서 책을 그리 많이 읽지 않았어요. 글씨로 된 것을 많이 부담스러워 했고, 그림이나 사진이 있는 책들을 주로 봤어요. 예를 들면 별자리 이야기나 인체의 신비, 선사시대 도구, 이런 것들을 보면서 읽는 것 보다는 주로 공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사실은 지금도 후회가 됩니다.
대학에 와서 비로소 과학교양서들을 읽기 시작했는데, 열역학에서 나오는 ‘엔트로피’라는 개념이 기계장치나 자연현상을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무질서한 사회현상을 설명하고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할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여러 가지 현대 과학적 개념이나 방법론 같은 것들을 전통기술이나 유교, 불교, 도교와 같은 동양사상과 연결시키는 것들을 보면 참 재미있어요.
여러 학문 분야의 책을 읽다보면 어느 것 하나 재미없는 분야가 없는 것 같아요. 통계학은 통계학대로, 심리학은 심리학대로, 생물학, 세계사, 건축학, 법학 등 모두 나름대로의 논리와 방법론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개별 분야가 서로 통섭되고 특히 자신의 관심 전공분야와 접목될 때 더 큰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모서리에 담긴 책 속의 기억
어디를 가든 틈만 나면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또 읽지 못하더라도 항상 책을 들고 다닙니다.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에서는 그 주제를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읽은 내용과 제목이 떠오르면서 저절로 생각이 정리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의 모서리 제목만 봐도 읽은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아날로그적인 생각이지만 다 읽은 책들을 서가에 쭉 꽂아놓으면 서로 어우러져 아주 보기가 좋지요. 또 그것이 자신의 정신세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서재가 갖는 의미는 책꽂이에 꽂혀있는 여러 책들의 모서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펼쳐놓은 공간이라는 것이지요.

간접경험을 통한 지식의 소통
책속에 진리가 담겨 있습니다. 진리를 알아낸다는 것은 큰 기쁨이며 책을 통해서 그 기쁨을 자주 맛보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경험을 필요로 하고 특히 대학생 때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접 경험을 쌓고 많은 사람을 만나는 데는 시간적 공간적 제한이 따르기 때문에 간접경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책은 시간을 초월하여 과거로부터 축적되어온 지식과 지혜를 만날 수 있고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활을 만날 수 있습니다. 책을 통해서 효율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손쉽게 여러 분야의 지식들을 접할 수 있는 것이지요.



자기 수준에 맞는 다양한 책 읽기
책을 선정하는 방법은 책을 읽는 목적과 관련이 있겠지요. 책을 읽는 목적은 다양합니다. 목적에 따라서 읽는 방법도 다르고 책을 고르는 방법도 다르겠지만, 일단 목차와 저자 서문 정도를 읽어보는 것이 좋겠지요. 좋은 책은 저자가 내공이 있고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는 책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미 검증된 고전이나 교수님들이나 학교에서 추천하는 책이 안전하겠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르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추천서들이 좋은 책이긴 하지만 너무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아무리 훌륭한 책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으면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없습니다.

공학 , 위대한 발명은 소통에 기여하는 것
요즘 대학생들은 책을 많이 읽지 않습니다. 특히 공대생의 경우 실험이나 수식을 좋아해서 책을 잘 읽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편협하고 교양이 부족한 엔지니어가 되기 쉽습니다. 자연과학이 지적호기심을 위해 자연을 탐구하는 것이라면 공학은 사람과 사회를 위해 유용한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학은 자연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며 아울러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지금까지 세상에는 수많은 발명품들이 있었는데, 모두다 사람의 생활을 바꾼 것들이었습니다. 가장 위대한 발명품으로 나침반, 수레바퀴, 제지술, 인쇄술 등을 꼽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들이라는 것입니다. 수레바퀴는 이동을 편리하게 해주었고, 나침반은 먼 거리 여행을 가능하게 하였고, 인쇄술과 제지술은 지식의 축적과 정보의 유통을 가능하게 하였고 오늘날과 같은 책이 있게 해주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공과대학에서 하는 일도 대부분이 소통과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계공학은 시스템 내에서 물질의 이동이나 에너지의 순환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고, 자동차나 비행기는 지역을 넘어 사람과 물자를 소통시킵니다. 토목공학은 길을 닦고 다리를 놓아 지역 간 교통을 돕고, 전자공학은 각종 통신기기를 개발해서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을 용이하게 해줍니다.

공학으로 세상을 말한다
기계문명은 우리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사회적 문제와 환경적 폐해를 가져왔습니다. 제가 연구하는 실내 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쾌적한 환경을 추구하다 보면 에너지 과소비가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 둘을 어떻게 조화시키는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도 결국은 공학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발명품은 소통을 위한 것들이 많았지만 정작 엔지니어들은 세상과의 소통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요. 우선 읽기 쓰기가 중요하겠고 무엇보다도 다른 분야로 열린 마음이 중요하겠습니다. 저는 요즘도 한 기술지 칼럼을 연재하면서 ‘공학으로 세상을 말한다’의 속편을 준비 중인데, 좋은 책을 쓰고 싶어요. 세상과 소통하는 엔지니어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공과 교양을 겸비한 지성인이 되자
대학은 전공과 교양이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가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자신이 끌리는 분야의 책을 주로 읽게 되는데, 그것보다는 의식적으로라도 다방면의 책을 골고루 읽어야 합니다. 우리가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처럼 책도 관심분야만 편식하지 않고 여러 분야의 책을 두루 읽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공계 학생들은 인문교양 서적을, 인문사회계 학생들은 과학교양 서적을 의도적으로라도 많이 접했으면 합니다. 삶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힐 수 있고 아울러 다른 분야에서 색다른 지식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과든 문과든 전공에 관계없이 과학기술과 문화예술 측면을 골고루 이해하며 서로 소통하는, 전공과 교양을 겸비한 책 읽는 국민대학교가 되었으면 합니다.

 

 

 

엔트로피
제러미 리프킨 ㅣ 이창희 ㅣ 세종연구원 ㅣ 2002 | 성곡도서관 링크

엔트로피의 증가 법칙에 근거하여 에너지를 과소비하고 있는 현대문명은 결국 종말에 이를 수 있다는 경종을 울린 책입니다. 엔트로피는 물질이 열역학적 변화를 일으킬 때 전달된 열량을 온도로 나눈 값으로 정의되는데 쓸모없게 된 에너지를 의미하는 엔트로피라는 개념이 이 책에서 소개된 이래 정치, 사회, 역사, 경제 등 여러 분야에 전파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자 리프킨은 미래학자로서 현대 과학기술의 폐해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으며, 1980년대 초판 이후 지금까지 널리 읽히고 있는 과학교양의 고전입니다.
 
링크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ㅣ 강병남, 김기훈 ㅣ 동아시아 ㅣ 2002 | 성곡도서관 링크

컴퓨터 네트워크 전문가인 바라바시 교수가 집필한 책으로 컴퓨터 사이의 일대일 데이터 통신이 확대되어 다자간 네트워크로 확대되었을 때 발생하는 복잡계의 특성을 설명한 책입니다. 이 책은 네트워크 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냈으며, 인터넷, 소셜네트워크 뿐만 아니라 질병의 전파, 정보의 확산, 생명체 활동, 신경망, 암, 국제 금융위기 등 수많은 분야에 네트워크 이론을 전파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를 이해하기 위해서 널리 읽히고 있는 책입니다.
 
젊음의 탄생
이어령 ㅣ 생각의나무 ㅣ 2009 | 성곡도서관 링크

석학 이어령 선생이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창조적 사고의 중요성을 역설한 책입니다. 정답에 길들여져 있는 대학생들에게 사고의 쏠림현상을 깨고 기존의 사고체계에서 벗어나 의심하기, 삐딱하게 보기, 새롭게 보기, 뒤집어 보기, 다르게 보기 등을 실천하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강연한 내용을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무겁지 않고 아홉 개의 그림카드를 하나씩 기발한 발상과 더불어 설명하기 때문에 짧은 호흡으로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테크놀로지의 걸작들
엘머 E. 루이스 ㅣ 김은영 ㅣ 생각의나무 ㅣ 2006 | 성곡도서관 링크

노스웨스턴 대학 기계공학과장을 지낸 루이스 교수가 저술한 책으로 공학과 건축, 공학과 과학, 자동차와 빌딩, 로켓공학 등에 관하여 설명합니다. 역사적인 삽화를 통해 현대 과학기술이 어떻게 탄생하고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보여주고 있으며, 몸소 겪은 체험을 포함하고 있어서 공학에 대한 저자의 생생한 열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공학도 뿐만 아니라 공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공학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목 Episode 09. 한화택 교수님 (공과대학 기계시스템공학부) 작성자 조영문
작성일 11.04.07 조회수 28464
첨부파일 구분 학부공지

 





나에게 서재는 우주다
내 서재는 나의 우주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우주라는 것은 시공을 의미하는 것인데, 나의 많은 시간을 여기서 보내고 있고 내가 소중하게 생각하는 책들이 있는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이 공간이 비록 좁고 막힌 공간인 것 같지만 책이 있기 때문에 책을 통해서 세상과 소통할 수 있고 상상을 통해서 큰 무한한 우주를 꿈꿀 수 있습니다. 나는 서재라는 작은 우주 안에 있는 것이지만 더 큰 우주로 향하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통섭의 과학교양서를 만나다
솔직히 말해서 저는 어려서 책을 그리 많이 읽지 않았어요. 글씨로 된 것을 많이 부담스러워 했고, 그림이나 사진이 있는 책들을 주로 봤어요. 예를 들면 별자리 이야기나 인체의 신비, 선사시대 도구, 이런 것들을 보면서 읽는 것 보다는 주로 공상을 많이 했던 것 같습니다. 책을 많이 읽지 않은 사실은 지금도 후회가 됩니다.
대학에 와서 비로소 과학교양서들을 읽기 시작했는데, 열역학에서 나오는 ‘엔트로피’라는 개념이 기계장치나 자연현상을 설명하는데 그치지 않고 무질서한 사회현상을 설명하고 새로운 세계관을 제시할 수 있다는 사실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 여러 가지 현대 과학적 개념이나 방법론 같은 것들을 전통기술이나 유교, 불교, 도교와 같은 동양사상과 연결시키는 것들을 보면 참 재미있어요.
여러 학문 분야의 책을 읽다보면 어느 것 하나 재미없는 분야가 없는 것 같아요. 통계학은 통계학대로, 심리학은 심리학대로, 생물학, 세계사, 건축학, 법학 등 모두 나름대로의 논리와 방법론을 가지고 있는데 이러한 개별 분야가 서로 통섭되고 특히 자신의 관심 전공분야와 접목될 때 더 큰 재미를 느끼게 되는 것 같습니다.



모서리에 담긴 책 속의 기억
어디를 가든 틈만 나면 책을 읽으려고 합니다. 또 읽지 못하더라도 항상 책을 들고 다닙니다. 들고 다니는 것만으로도 머릿속에서는 그 주제를 계속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읽은 내용과 제목이 떠오르면서 저절로 생각이 정리가 됩니다. 마찬가지로 책꽂이에 꽂혀 있는 책의 모서리 제목만 봐도 읽은 기억이 되살아납니다. 아날로그적인 생각이지만 다 읽은 책들을 서가에 쭉 꽂아놓으면 서로 어우러져 아주 보기가 좋지요. 또 그것이 자신의 정신세계를 이루고 있는 것이라고도 볼 수 있습니다. 서재가 갖는 의미는 책꽂이에 꽂혀있는 여러 책들의 모서리를 한눈에 볼 수 있도록 펼쳐놓은 공간이라는 것이지요.

간접경험을 통한 지식의 소통
책속에 진리가 담겨 있습니다. 진리를 알아낸다는 것은 큰 기쁨이며 책을 통해서 그 기쁨을 자주 맛보았으면 합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많은 경험을 필요로 하고 특히 대학생 때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직접 경험을 쌓고 많은 사람을 만나는 데는 시간적 공간적 제한이 따르기 때문에 간접경험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책은 시간을 초월하여 과거로부터 축적되어온 지식과 지혜를 만날 수 있고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나라 사람들의 생활을 만날 수 있습니다. 책을 통해서 효율적으로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고 손쉽게 여러 분야의 지식들을 접할 수 있는 것이지요.



자기 수준에 맞는 다양한 책 읽기
책을 선정하는 방법은 책을 읽는 목적과 관련이 있겠지요. 책을 읽는 목적은 다양합니다. 목적에 따라서 읽는 방법도 다르고 책을 고르는 방법도 다르겠지만, 일단 목차와 저자 서문 정도를 읽어보는 것이 좋겠지요. 좋은 책은 저자가 내공이 있고 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는 책입니다. 일반적으로 이미 검증된 고전이나 교수님들이나 학교에서 추천하는 책이 안전하겠지요.
하지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자신의 수준에 맞는 책을 고르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추천서들이 좋은 책이긴 하지만 너무 어려운 경우가 많아요. 아무리 훌륭한 책이라 할지라도 자신의 수준에 맞지 않으면 좋은 선택이라 할 수 없습니다.

공학 , 위대한 발명은 소통에 기여하는 것
요즘 대학생들은 책을 많이 읽지 않습니다. 특히 공대생의 경우 실험이나 수식을 좋아해서 책을 잘 읽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편협하고 교양이 부족한 엔지니어가 되기 쉽습니다. 자연과학이 지적호기심을 위해 자연을 탐구하는 것이라면 공학은 사람과 사회를 위해 유용한 무엇인가를 창조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공학은 자연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하며 아울러 사람과 사회에 대한 이해를 필요로 합니다.
지금까지 세상에는 수많은 발명품들이 있었는데, 모두다 사람의 생활을 바꾼 것들이었습니다. 가장 위대한 발명품으로 나침반, 수레바퀴, 제지술, 인쇄술 등을 꼽습니다. 이들의 공통점은 사람들 사이의 소통을 원활하게 해주는 것들이라는 것입니다. 수레바퀴는 이동을 편리하게 해주었고, 나침반은 먼 거리 여행을 가능하게 하였고, 인쇄술과 제지술은 지식의 축적과 정보의 유통을 가능하게 하였고 오늘날과 같은 책이 있게 해주었습니다.
생각해 보면, 공과대학에서 하는 일도 대부분이 소통과 순환을 원활하게 하기 위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기계공학은 시스템 내에서 물질의 이동이나 에너지의 순환이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고, 자동차나 비행기는 지역을 넘어 사람과 물자를 소통시킵니다. 토목공학은 길을 닦고 다리를 놓아 지역 간 교통을 돕고, 전자공학은 각종 통신기기를 개발해서 사람들 간의 의사소통을 용이하게 해줍니다.

공학으로 세상을 말한다
기계문명은 우리들에게 편리함을 가져다주었지만 한편으로는 많은 사회적 문제와 환경적 폐해를 가져왔습니다. 제가 연구하는 실내 환경 문제에 있어서도 쾌적한 환경을 추구하다 보면 에너지 과소비가 문제가 되기 때문에 이 둘을 어떻게 조화시키는가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는 것도 결국은 공학의 몫이라고 생각합니다.
발명품은 소통을 위한 것들이 많았지만 정작 엔지니어들은 세상과의 소통이 부족한 경우가 많아요. 우선 읽기 쓰기가 중요하겠고 무엇보다도 다른 분야로 열린 마음이 중요하겠습니다. 저는 요즘도 한 기술지 칼럼을 연재하면서 ‘공학으로 세상을 말한다’의 속편을 준비 중인데, 좋은 책을 쓰고 싶어요. 세상과 소통하는 엔지니어들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과 과학기술을 이해하는 세상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지고 있습니다.

전공과 교양을 겸비한 지성인이 되자
대학은 전공과 교양이라는 두 개의 수레바퀴가 조화를 이루어야 합니다. 책을 읽다보면 자신이 끌리는 분야의 책을 주로 읽게 되는데, 그것보다는 의식적으로라도 다방면의 책을 골고루 읽어야 합니다. 우리가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처럼 책도 관심분야만 편식하지 않고 여러 분야의 책을 두루 읽는 것이 필요합니다. 이공계 학생들은 인문교양 서적을, 인문사회계 학생들은 과학교양 서적을 의도적으로라도 많이 접했으면 합니다. 삶의 다양한 분야에 대한 이해의 폭도 넓힐 수 있고 아울러 다른 분야에서 색다른 지식과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과든 문과든 전공에 관계없이 과학기술과 문화예술 측면을 골고루 이해하며 서로 소통하는, 전공과 교양을 겸비한 책 읽는 국민대학교가 되었으면 합니다.

 

 

 

엔트로피
제러미 리프킨 ㅣ 이창희 ㅣ 세종연구원 ㅣ 2002 | 성곡도서관 링크

엔트로피의 증가 법칙에 근거하여 에너지를 과소비하고 있는 현대문명은 결국 종말에 이를 수 있다는 경종을 울린 책입니다. 엔트로피는 물질이 열역학적 변화를 일으킬 때 전달된 열량을 온도로 나눈 값으로 정의되는데 쓸모없게 된 에너지를 의미하는 엔트로피라는 개념이 이 책에서 소개된 이래 정치, 사회, 역사, 경제 등 여러 분야에 전파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저자 리프킨은 미래학자로서 현대 과학기술의 폐해를 날카롭게 비판하고 있으며, 1980년대 초판 이후 지금까지 널리 읽히고 있는 과학교양의 고전입니다.
 
링크
앨버트 라슬로 바라바시 ㅣ 강병남, 김기훈 ㅣ 동아시아 ㅣ 2002 | 성곡도서관 링크

컴퓨터 네트워크 전문가인 바라바시 교수가 집필한 책으로 컴퓨터 사이의 일대일 데이터 통신이 확대되어 다자간 네트워크로 확대되었을 때 발생하는 복잡계의 특성을 설명한 책입니다. 이 책은 네트워크 과학이라는 새로운 분야를 만들어냈으며, 인터넷, 소셜네트워크 뿐만 아니라 질병의 전파, 정보의 확산, 생명체 활동, 신경망, 암, 국제 금융위기 등 수많은 분야에 네트워크 이론을 전파하는 역할을 했습니다. 21세기를 지배하는 네트워크를 이해하기 위해서 널리 읽히고 있는 책입니다.
 
젊음의 탄생
이어령 ㅣ 생각의나무 ㅣ 2009 | 성곡도서관 링크

석학 이어령 선생이 오늘날 젊은이들에게 창조적 사고의 중요성을 역설한 책입니다. 정답에 길들여져 있는 대학생들에게 사고의 쏠림현상을 깨고 기존의 사고체계에서 벗어나 의심하기, 삐딱하게 보기, 새롭게 보기, 뒤집어 보기, 다르게 보기 등을 실천하도록 권유하고 있습니다. 대학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에서 강연한 내용을 토대로 한 것이기 때문에 무겁지 않고 아홉 개의 그림카드를 하나씩 기발한 발상과 더불어 설명하기 때문에 짧은 호흡으로 재미있게 읽어나갈 수 있습니다.
 
테크놀로지의 걸작들
엘머 E. 루이스 ㅣ 김은영 ㅣ 생각의나무 ㅣ 2006 | 성곡도서관 링크

노스웨스턴 대학 기계공학과장을 지낸 루이스 교수가 저술한 책으로 공학과 건축, 공학과 과학, 자동차와 빌딩, 로켓공학 등에 관하여 설명합니다. 역사적인 삽화를 통해 현대 과학기술이 어떻게 탄생하고 어떻게 진화해 왔는지 보여주고 있으며, 몸소 겪은 체험을 포함하고 있어서 공학에 대한 저자의 생생한 열정을 느낄 수 있습니다. 공학도 뿐만 아니라 공학이 사회에 미치는 영향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에게 공학의 본질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