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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뜯어고칠 일 없는 아파트 짓고싶어” / 고재일 (경제 60)

  • 06.10.19 / 조영문

회계사 출신인 동일토건 고재일(67) 회장은 50대에 주택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늦깎이 CEO’이다. 카자흐스탄에 진출해 한국식 온돌 아파트를 분양, 주택업체의 해외진출 붐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 조선경제 명예기자인 윌리엄 오벌린 보잉코리아 사장이 고 회장을 만났다.

―늦은 나이에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회계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정말 열심히 일 했다. 하지만 50대에 들어서면서 의문이 들었다. 기업의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회계사로서 실제 회사를 차려 운영해보면 정말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을 실험해보고 싶은 강력한 욕망 혹은 변화에 대한 욕구를 뿌리치기 어려웠다.”

―왜 주택업을 선택했는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은 고도의 기술이나 특별한 영업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면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건설, 특히 의식주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주택은 내가 남은 인생 동안 잘 해보면 상당한 의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준비를 3~4년 하다가 1995년도에 57세가 되면서 회계사를 그만 두고 본격적으로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회사 본사를 고향인 경기도나 서울이 아닌 충청도에 둔 이유가 있는가?

“원래 회사는 1989년 서울에 설립했다. 2002년 충청권 도시들이 많이 발전하고 있었고 고속철(KTX) 역사도 들어서 향후 추가적인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행정복합도시 건설 등으로 충청권에 개발 붐이 일면서 예상이 적중했다.”

―어떤 아파트를 만들고자 했는가.

“새 아파트라도 입주자들이 멀쩡한 인테리어를 뜯어 고치는 일이 많이 벌어졌다. 이는 자원의 낭비다. 입주 후 뜯어 고치지 않는 그런 아파트를 지어야겠다는 각오로 인테리어에 집중했다. 두번째로 소득 수준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욕구가 생길 것으로 생각했다. 우선 전체적으로 지상을 녹지화(綠地化)하고 주자창을 지하화하고 수영장, 헬스, 스쿼시장 등을 갖춘 피트니스시설을 만들면 고객들로부터 환영받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998년부터 일본, 미국을 벤치마킹해서 이와 같은 사업을 시작했다.“

▶경기에 민감해 리스크가 클텐데… 집 가장 잘 지으면 성공하지 않겠나

▶카자흐에 ‘아파트 수출’했다죠 고급 아파트로 유명… 日에도 진출

―카자흐스탄에 한국형 아파트 수출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계기로 카자흐스탄에 진출하게 되었는가.

“해외에서 아파트를 지으면 건축뿐 아니라 금융, 자재도 함께 수출할 수 있다. 부가가치가 상당히 높은 수출산업인 셈이다. 일본, 홍콩, 싱가폴, 베트남, 말레이시아, 중국 등 여러 나라를 조사했다. 카자흐스탄은 정치적으로 비교적 안정 돼 있고 자원이 풍부한 산유국이다. 과거 소련연방 때 낙후된 주거 부문에 소득이 증가함으로써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통령 궁 옆에 8만평을 땅을 분양받아서 아파트를 짓고 있다. 동일하이빌은 이제 그 나라에서 고급 아파트, 잘 지어진 아파트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도 구소련(CIS) 국가는 물론 일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

―동일토건은 아파트만을 짓는 건설회사인데, 아파트는 경기에 민감해서 리스크가 크지 않나.

“처음부터 내가 비석으로 남겨야 할 것은 의식주 중 제일 중요한 주택이라 생각했다. 제조업은 경기에 민감하게 좌우되지만 주택업은 그 주기가 3~5년이다. 따라서 경기에 맞춰서 사업을 하기보다는 고객을 위한, 고객을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일 집을 잘 짓는 브랜드가 된다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대체 수요, 신규 수요는 항상 있을 것이다. 음식점으로 비유하자면, 수십가지의 메뉴가 있는 음식점보다는 한 두 가지 메뉴를 아주 잘하는 전문 음식점이 성공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동일토건이 아직 비(非)상장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 상장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한 기업에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다. 상장을 하게 되면 주주들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지금 우리 회사는 주주보다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첫째이다. 둘째 목표는 내부 직원과 협력업체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상장문제는 우선 이런 목표들이 달성된 후에 생각할 문제이다.”

―1939년생 CEO로는 보이지 않는다. 특별한 건강관리 노하우가 있다면?

“최고경영자가 건강한가 안 건강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가 그 회사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운동을 하고 있다. 매일 아침이 됐던 저녁이 됐던 하루에 40분 동안 운동을 한다. 가는 곳마다 러닝머신을 비치해 놓고 운동을 매일 하고 있다. 아침에 못하면 저녁에 헬스클럽을 간다. 저녁에 못하면 늦은 밤에라도 꼭 운동을 한다. 하루하루 일하면서 몸에게 진 빚을 운동을 하면서 갚는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음식도 채소 중심으로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른 음식도 물론 먹고 싶다. 그것을 참는 것도 자기 관리다. 자기 관리를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수많은 직원과 이해 관계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참는다.”

고재일 회장은

올해 67세인 고재일 동일토건 회장은 50대에 주택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국민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69년에 공인회계사로서 업무를 시작했다. 삼경합동회계사사무소 대표회계사를 거쳐 동일주택을 창업했다. 지상에 차가 없는 아파트, 게스트하우스·미디어센터 등을 도입한 ‘커뮤니티 아파트’가 히트하면서 2006년 시공능력 평가액 순위 90위 회사로 도약했다.

출처 : [조선일보 2006-10-17 03:10]

제목 “인테리어 뜯어고칠 일 없는 아파트 짓고싶어” / 고재일 (경제 60) 작성자 조영문
작성일 06.10.19 조회수 18732
첨부파일 구분 학부공지

회계사 출신인 동일토건 고재일(67) 회장은 50대에 주택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든‘늦깎이 CEO’이다. 카자흐스탄에 진출해 한국식 온돌 아파트를 분양, 주택업체의 해외진출 붐을 선도하고 있다. 최근 조선경제 명예기자인 윌리엄 오벌린 보잉코리아 사장이 고 회장을 만났다.

―늦은 나이에 창업을 하게 된 계기는?

“회계사로서 자부심을 갖고 정말 열심히 일 했다. 하지만 50대에 들어서면서 의문이 들었다. 기업의 전문가라고 자부하는 회계사로서 실제 회사를 차려 운영해보면 정말 잘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나 자신을 실험해보고 싶은 강력한 욕망 혹은 변화에 대한 욕구를 뿌리치기 어려웠다.”

―왜 주택업을 선택했는가.

“제조업이나 서비스업은 고도의 기술이나 특별한 영업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면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건설, 특히 의식주 중에서도 가장 기본이 되는 주택은 내가 남은 인생 동안 잘 해보면 상당한 의의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준비를 3~4년 하다가 1995년도에 57세가 되면서 회계사를 그만 두고 본격적으로 주택사업에 뛰어들었다.”

―회사 본사를 고향인 경기도나 서울이 아닌 충청도에 둔 이유가 있는가?

“원래 회사는 1989년 서울에 설립했다. 2002년 충청권 도시들이 많이 발전하고 있었고 고속철(KTX) 역사도 들어서 향후 추가적인 발전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행정복합도시 건설 등으로 충청권에 개발 붐이 일면서 예상이 적중했다.”

―어떤 아파트를 만들고자 했는가.

“새 아파트라도 입주자들이 멀쩡한 인테리어를 뜯어 고치는 일이 많이 벌어졌다. 이는 자원의 낭비다. 입주 후 뜯어 고치지 않는 그런 아파트를 지어야겠다는 각오로 인테리어에 집중했다. 두번째로 소득 수준이 늘어나면서 새로운 욕구가 생길 것으로 생각했다. 우선 전체적으로 지상을 녹지화(綠地化)하고 주자창을 지하화하고 수영장, 헬스, 스쿼시장 등을 갖춘 피트니스시설을 만들면 고객들로부터 환영받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1998년부터 일본, 미국을 벤치마킹해서 이와 같은 사업을 시작했다.“

▶경기에 민감해 리스크가 클텐데… 집 가장 잘 지으면 성공하지 않겠나

▶카자흐에 ‘아파트 수출’했다죠 고급 아파트로 유명… 日에도 진출

―카자흐스탄에 한국형 아파트 수출을 하고 있다고 들었다. 어떤 계기로 카자흐스탄에 진출하게 되었는가.

“해외에서 아파트를 지으면 건축뿐 아니라 금융, 자재도 함께 수출할 수 있다. 부가가치가 상당히 높은 수출산업인 셈이다. 일본, 홍콩, 싱가폴, 베트남, 말레이시아, 중국 등 여러 나라를 조사했다. 카자흐스탄은 정치적으로 비교적 안정 돼 있고 자원이 풍부한 산유국이다. 과거 소련연방 때 낙후된 주거 부문에 소득이 증가함으로써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판단했다. 대통령 궁 옆에 8만평을 땅을 분양받아서 아파트를 짓고 있다. 동일하이빌은 이제 그 나라에서 고급 아파트, 잘 지어진 아파트로 알려져 있다. 앞으로도 구소련(CIS) 국가는 물론 일본에도 진출할 계획이다. ”

―동일토건은 아파트만을 짓는 건설회사인데, 아파트는 경기에 민감해서 리스크가 크지 않나.

“처음부터 내가 비석으로 남겨야 할 것은 의식주 중 제일 중요한 주택이라 생각했다. 제조업은 경기에 민감하게 좌우되지만 주택업은 그 주기가 3~5년이다. 따라서 경기에 맞춰서 사업을 하기보다는 고객을 위한, 고객을 어떻게 만족시킬 것인가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제일 집을 잘 짓는 브랜드가 된다면 우리가 필요로 하는 대체 수요, 신규 수요는 항상 있을 것이다. 음식점으로 비유하자면, 수십가지의 메뉴가 있는 음식점보다는 한 두 가지 메뉴를 아주 잘하는 전문 음식점이 성공할 수 있는 것 아닌가.”

―동일토건이 아직 비(非)상장 상태인 것으로 알고 있다. 상장하지 않은 특별한 이유가 있다면?

“한 기업에는 다양한 이해관계가 있다. 상장을 하게 되면 주주들을 만족시켜야 하는데 지금 우리 회사는 주주보다는 고객을 만족시키는 것이 첫째이다. 둘째 목표는 내부 직원과 협력업체를 만족시키는 것이다. 상장문제는 우선 이런 목표들이 달성된 후에 생각할 문제이다.”

―1939년생 CEO로는 보이지 않는다. 특별한 건강관리 노하우가 있다면?

“최고경영자가 건강한가 안 건강한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가가 그 회사의 가치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항상 운동을 하고 있다. 매일 아침이 됐던 저녁이 됐던 하루에 40분 동안 운동을 한다. 가는 곳마다 러닝머신을 비치해 놓고 운동을 매일 하고 있다. 아침에 못하면 저녁에 헬스클럽을 간다. 저녁에 못하면 늦은 밤에라도 꼭 운동을 한다. 하루하루 일하면서 몸에게 진 빚을 운동을 하면서 갚는다는 생각으로 운동을 하고 있다. 음식도 채소 중심으로 먹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다른 음식도 물론 먹고 싶다. 그것을 참는 것도 자기 관리다. 자기 관리를 못하는 사람이 어떻게 수많은 직원과 이해 관계자에게 희망을 줄 수 있겠는가 하는 생각으로 참는다.”

고재일 회장은

올해 67세인 고재일 동일토건 회장은 50대에 주택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국민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후 1969년에 공인회계사로서 업무를 시작했다. 삼경합동회계사사무소 대표회계사를 거쳐 동일주택을 창업했다. 지상에 차가 없는 아파트, 게스트하우스·미디어센터 등을 도입한 ‘커뮤니티 아파트’가 히트하면서 2006년 시공능력 평가액 순위 90위 회사로 도약했다.

출처 : [조선일보 2006-10-17 03:10]